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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햇빛 일기

 
 
 
 
저   자
이해인
출판사
열림원(도서출판)
가   격
19500
출판일
202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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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 책 소개


“당신은 오늘 누구에게 작은 해가 되어 주었나요?”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후 반세기 동안 이해인 수녀는 맑고 따뜻한 시로 수많은 독자의 삶을 비추어 왔다. 암 투병이라는 깊은 시련 속에서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그는, 아플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햇빛 한 줄기의 고마움과 살아 있다는 기쁨을 노래하며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희망의 언어를 건네 왔다.

『필사 햇빛 일기』는 그 시를 눈으로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손으로 천천히 옮겨 쓰며 마음에 새기도록 이끄는 책이다. 이해인 수녀는 ‘시인의 말’에서 “이미 읽었던 구절인데도 처음인 듯 새롭게 다가오는 기쁨”이 필사에 있다고 말한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쓰는 동안 마음은 자연스레 고요해지고, 글을 쓰는 시간은 어느새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이 된다. 통증과 이별, 그리움과 회복을 지나온 시인의 언어를 손끝으로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기 안의 소란을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작은 햇빛 한 줄기를 선물하게 된다.

표지 안쪽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당신은 오늘 누구에게 작은 해가 되어 주었나요?” 이 책은 시를 읽고 따라 쓰는 시간을 넘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비추는 사람이 되어 보자고 조용히 손을 내민다. 그렇게 한 편의 시는 한 사람의 마음에 머물고, 또 다른 사람에게 건네질 작은 햇빛이 된다.

■ 저자 이해인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에 몸담고 있으며 1968년에 첫 서원을, 1976년에 종신 서원을 하였다.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래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기도와 시로써 따뜻한 사랑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필리핀 세인트루이스대학교 영문학과,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고, 제9회 〈새싹문학상〉, 제2회 〈여성동아대상〉, 제6회 〈부산여성문학상〉, 제5회 〈천상병 시문학상〉, 제26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민들레의 영토』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시간의 얼굴』 『작은 위로』 『작은 기쁨』 『희망은 깨어 있네』 『작은 기도』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해인 시 전집 1·2』 등이 있고, 시산문집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꽃잎 한 장처럼』 『소중한 보물들』, 산문집 『두레박』 『꽃삽』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기쁨이 열리는 창』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그 사랑 놓치지 마라』 『해인의 바다』 『인생의 열 가지 생각』 『민들레 솜털처럼』, 인터뷰집 『이해인의 말』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영혼의 정원』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 『우리는 아무도 혼자가 아닙니다』 등이 있다.

■ 차례
1
비 오는 날

햇빛 일기 2 … 14 
다시 꾸는 꿈 … 18 
작은 결심 … 22 
고백 … 26 
내 몸의 사계절 … 32
고운 시간 … 34
비 오는 날 … 38
여름 일기 -비의 말 … 40
겨울 일기 … 44
얼음 예찬 … 48
우정 일기 … 52
열매를 줍다 … 56
고맙다는 말 … 60
어떤 보물 … 64
 
2
햇빛 향기

햇빛 향기 … 70 
파김치를 먹으며 … 74
양말을 빨면서 … 78
싱겁게 더 싱겁게 … 82 
태풍이 지나고 … 86
참된 위로 … 90
그리운 나라 1 … 94
엄마 … 100
맨발로 잔디밭을 … 104
손님맞이 … 106
바다 일기 … 110
슬픈 날은 … 114
병상 일기 1 … 118

3
꿈 일기

햇빛 주사 … 124
천국에 대한 생각 … 128
통증 단상 2 … 132 
아픈 날의 일기 1 … 134 
병원에서 … 138 
이별 학교 … 142
꿈 일기 2 … 146
간병인의 기도 … 148
병상 일기 2 … 154
슬픈 날의 편지 … 158
사라지는 침묵 속에서 … 162
여정 … 166 
꿈 일기 -카드를 사며 … 170
 
4
좀 어떠세요?

좀 어떠세요? … 176 
위로자의 기도 … 180 
혼자 웃는 날 … 184
이름 부르기 … 188
마음이 아플 때 … 192
통증 단상 1 … 196
낯설다 … 202
이별의 아픔 … 206
상처의 교훈 … 210
비가 전하는 말 … 212
물망초 … 216
바닷가에서 … 220 
꽃의 말 … 224

5
어느 날 꽃과의 대화

천국 가는 길 … 230 
눈물의 만남 … 234
좋다 좋다 그래 그래 … 236 
행복한 근황 … 240 
어느 날 꽃과의 대화 … 244
슬픈 사람들에겐 … 246
햇빛 일기 1 … 250
새로운 맛 … 254
잠에게 … 258
노년의 기도 일기 … 260
눈물 한 방울 -어머니 선종 16주기에 … 264
촛불 켜는 아침 … 268
인생 학교 … 270
눈물의 힘 … 274

 



도서요약

필사 햇빛 일기


1. 비 오는 날

햇빛 일기 2
오늘도
어서 오세요
비 온 뒤에 만나니
더욱 반갑네요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향해
잔뜩 설레는 마음으로
손 흔드는 아침

햇빛으로
얼굴을 씻고
손을 씻고
마음을 씻고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도 내게
햇빛으로 웃어 줄 것이라
미리 미리
행복합니다.

작은 결심
세상에 머물
생의 길이가
조금씩 더 짧아질수록

나는
마음의 날씨를
밝게 가꾸고
변덕을 피해야겠다

사랑의 폭을
관대함으로
넓혀 가야겠다

새롭게 만나는
시간의 결을
조심조심
맑고 곱게
가꾸어 가야겠다

그리고
기도의 지향을
단단하게 정해야겠다
오늘은
이 결심만으로도
충분하고 충분하다.

여름 일기 - 비의 말
한바탕 큰 소리로
한꺼번에 쏟아지는 소나기는
나에게
이왕이면 망설임 없이
큰 열정으로
사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고

소곤소곤
종일토록 조용히 내리는 보슬비는
나에게 큰 열정도 좋지만
가만히 은은히
조금씩 스며드는
꾸준한 사랑 또한
아름다운 거라고 전해 주네

둘 다 맞다
알았다
고개 끄덕이며
비를 더욱 사랑하는
나의 여름날들.

열매를 줍다
하루 종일
무언가를 줍는 날은
행복하다

우리 집 뜨락의
매실 보리수
살구 자두

익고 익어서
저절로 떨어진
자유의 몸짓

누가 안 보는 사이
바람에게만 들키며
살짝 다가가
떨어진 열매를 줍는 날은
괜히 웃음이 난다

누구라도 용서하고 싶어진다

모르는 이들도
정다운 친구로 초대해
잔치를 하고 싶다
살구나무
자두나무 아래서.

어떤 보물
세상에서 다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한
내 마음속의 언어들

깨고 나서
더러는 잊었지만
결코 잊고 싶지 않던
가장 선하고 아름다운 꿈들
모르는 이웃과도 웃으며
사랑의 집을 지었던
행복한 순간들

속으로 하얀 피 흘렸지만
끝까지 잘 견디어
한 송이 꽃이 되고
열매로 익은 나의 고통들

살아서도 죽어서도
나의 보물이라
외치고 싶어

그리 무겁진 않으니까
하늘나라 여행에도
꼭 가져가고 싶어.


2. 햇빛 향기

햇빛 향기
오랜 장마 끝에
마당에 나가
빨래를 널다
처음으로 만난
햇빛의 고요
햇빛의 만남

하도 황홀하여 눈이 멀 뻔했네

다시 한 번
살아 있는 기쁨
숨을 쉬는 희망

자꾸자꾸 웃음이 나오네

아아 이제
내 남은 시간들을

어찌 살라고
햇빛은 저리도 눈부신지!

손님맞이
손님들을 만나기 전엔
왠지 조금
긴장이 되지요

마음의 창을 열고
이야길 나누며
차를 마시는 사이
어느새 우리는
처음 보아도
낯설지 않은
친구수가 됩니다
기도를 약속하는
가족이 됩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손님들을
한 송이 꽃이라고 생각하며
조심조심 예를 갖춰

정성껏 대해 주면
그들만의 고운 향기를
남겨 놓고 떠납니다

나는 가만히
뒷정리를 하며
헤어지고 나서도
환대의 미소를
먼 데까지 날려 보냅니다.


3. 꿈 일기

햇빛 주사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듯이
내 몸이 힘들고 우울할 땐
햇빛 주사를 자주 맞는다

차가운 몸이 이내 따뜻해지고
우울한 맘이 내 밝아지는
햇빛 한 줄기의 주사

고맙다고 고맙다고
목례를 하면
먼 곳에 있는 해님이
다정히 웃는다

복도를 걸어갈 때도
두꺼운 유리창을 뚫고 들어와
나를
생명의 빛으로 초대하는
나의 햇빛 한 줄기로

나는 하루를
시작한다
햇빛이 준
넉넉한 양분으로
나는
나에게
이웃에게
둥근 사랑을
시작한다.


4. 좀 어떠세요?

바닷가에서
오늘은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한 번은 하느님의 통곡으로
한 번은 당신의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삶이 피곤하고
기댈 데가 없는 섬이라고
우리가 한 번씩 푸념할 적마다
쓸쓸함의 해초도
더 깊이 자라는 걸 보았습니다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말
감당 못 할 열정으로
삶을 끌어안아 보십시오

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말
놓아 버릴 욕심들은
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바다가 모래 위에 엎질러 놓은
많은 말을 다 전할 순 없어도
마음에 출렁이는 푸른 그리움을
당신께 선물로 드릴게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슬픔이 없는 바닷가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로
춤추는 물새로 만나는 꿈을 꾸며
큰 바다를 번쩍 들고 왔습니다.


5. 어느 날 꽃과의 대화

햇빛 일기 1
오늘도
한 줄기 햇빛이
고맙고 고마운
위로가 되네

살아갈수록
마음은 따뜻해도
몸이 추워서
얼음인 나에게

햇빛은
내가
아직 가 보지 않은
천상의
밝고 맑은 말을
안고 와
포근히
앉아서
나를 웃게 만들지

또
하루를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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