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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 인권의 주인공이 되다!

저   자
김광민
출판사
팜파스
가   격
13,000원(236쪽)
출판일
2020년 01월
도서정보


■ 책 소개


인권 아는 십 대가 세상을 바꾼다


“저에게도 무슨 권리가 있나요?” 한 중학생이 포털에 올린 질문이다. 사정인즉슨 부모님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했더니 ‘너는 아직 어려 그런 걸 누릴 권리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십 대 청소년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십 대에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권리’가 없는 걸까? 아직 어려서 어른들이 보여준 세상에서 어른들이 가르쳐준 대로만 자라야 하는 걸까? 십 대에게 주어진 권리와 책임에는 무엇이 있을까?


『십 대, 인권의 주인공이 되다!』는 나답게 살고 싶은 십 대들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인권’에 대해 살펴보고 ‘청소년을 둘러싼 인권 이슈’를 알아보는 사회과학 책이다. 아직 어려 ‘인권’에 대해 논할 거리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던 십 대가 이제 인권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려 준다. 청소년 노동자, 만 18세 선거, 디지털 인권, 다문화 청소년, 학교 폭력 등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시사 이슈의 중심에는 십 대가 있다. 십 대가 이 이슈에서 주도권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권’에 대한 지식과 소양이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은 ‘청소년을 둘러싼 인권 이슈’는 물론, 인권이 발전해온 과정, 세상 속 다양한 인권의 얼굴을 알게 될 것이다. 마치 흥미로운 이야기책을 읽는 것처럼 생활 속 인권에 대해 재미있게 살펴보고 인권에 대한 지식과 소양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김광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그곳에서 매일같이 위기의 청소년들과 부대끼며 하루하루 보람 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을 만날 때마다 이미 훌쩍 나이가 들어, 청년을 넘어 장년으로 향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가슴 아프게 돌아보고는 합니다. 그러면서도 청소년들과의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고자 끊임없이 정신적 회춘을 추구하고 있는 영락없는 초딩 어른입니다.


■ 차례
들어가며_세상을 배우는 가장 단단한 방법, 인권


CHAPTER 01 지금 십 대가 인권을 알아야 하는 이유!
청소년에게도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갈 권리가 있다!
참정권은 여러분의 인권 문제이기도 해요 | 청소년은 의무가 없으니 권리도 없다고요? | 권리, 그 자격의 조건
세상에는 다양한 권리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권리 충돌의 현장이기도 해요 | 권리의 밑바탕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있어요
인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스쿨미투, 관계 속에 묻히기 쉬운 인권을 꺼내다


CHAPTER 02 역사 속에서 인권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왔을까?
국민, 왕의 소유물이 아닌 정치적 주체인 ‘시민’으로 나아가다 - 영국의 명예 혁명
‘시민의 권리’는 마땅히 이래야 한다 - 프랑스 혁명 인권 선언문 이야기
천부 인권을 세상에 알리다 - 미국의 독립 전쟁
독립의 첫 불꽃이 피어오르다, ‘보스턴 차 사건’
UN, 보편적 인권을 선언하다 - 세계 인권 선언문
보편적 인권, 두 차례의 세계대전 후에야 깨달은 가치
학생이 인권을 지켜내다 - 우리 역사 속 인권 이야기 ‘학생독립운동 기념일’


CHAPTER 03 우리 사회에서 인권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제발 내 개인 정보를 잊어주세요!
시대에 따라 인권도 진화해요 | 디지털 장의사, 디지털 세상에서 내 권리 찾기
정말 노동자는 빨리 달려야만 할까?
노동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였더라면 | 노동조합,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모이다 | 노동자의 권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 많은 장애인은 다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무의식중에 장애인을 격리하고 있어요 | ‘이동권’으로 살펴보는 장애인에 대한 타자화
우리가 쓰는 말 속에 남자와 여자에 대한 차별이 담겨 있다고?
이모지에 담긴 성 고정관념을 살펴보면 | 성차별적 말부터 고쳐 나간다면 어떨까요?
함부로 대해도 되는 성별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성적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것 | 만일 소수에 속하지 않았어도 그랬을까요?
살기 위해 맨몸으로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
우리는 난민 문제에 얼마나 관심 갖고 있을까요? | 국제 인권에 대해 우리가 취하는 태도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 걸까?
모든 관계와 단절된 채 홀로 죽어가는 노인들 | 빈곤과 고립의 절벽에 선 노인들 | 빈곤과 인권의 관계를 살피면
사회의 무수한 차별의 얼굴 찾기 그리고 평등과 인권 사이
차별금지법, 사회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법 조항


CHAPTER 04 청소년의 인권, 아는 만큼 지킬 수 있어요!
일하는 청소년을 왜 노동자로 보지 않는 걸까?
삼각김밥 하나로 횡령죄를 묻는 속사정 | 왜 유독 청소년만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걸까요? | 아르바이트생, 청소년 노동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담은 말 | 십 대 청소년이 일할 때 꼭 알아야 할 10가지
평등한 교실은 청소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셔틀 문제는 교실 권력에서 생겨나요 | 청소년 스스로 문제 해결의 당사자가 되어야 해요
집, 가장 안전한 곳에서 자꾸 도망치는 이유
집이 무서워 나온 청소년을 자꾸 집으로 돌려보내다 | 우리는 가출 청소년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나요? |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의 인권을 지키려면
체벌은 인권과 공존할 수 있을까?
또 다른 형태의 체벌, 벌점의 등장 | 인권을 침해하는 가르침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비행을 저지를 것 같다고 처벌할 수 있을까?
이거 정말 보호가 목적인 거 맞나요?
온라인에서도 내 인권을 챙길 수 있을까?
온라인 인간관계가 가진 그림자 | 보이지 않는 관계 속 폭력에 대처하는 법
교실 속 다문화 갈등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다문화에 대해 경직된 우리의 태도 | 직장과 교실, 다문화 갈등이 가장 여실히 드러나요 | 그게 과연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십 대, 놀 권리를 박탈당하다
UN, 십 대의 놀 권리를 선언하다 | 놀 권리는 곧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할 권리다


마치며_인권은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해요


 



도서요약


십 대, 인권의 주인공이 되다!


지금 십 대가 인권을 알아야 하는 이유!

청소년에게도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갈 권리가 있다!

1913년 영국에서 에밀리 와일링 데이비슨이라는 여성이 경마장의 경주로 한가운데로 뛰어들었어요. 그녀는 질주하던 국왕의 말고삐를 잡으려다 넘어지면서 그만 뒤이어 달려온 말에 짓밟혀 죽고 말았지요. 그녀가 목숨을 걸고 달리는 말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여성 참정권, 즉 여성에게도 투표권을 달라는 요구를 위해서였답니다. 에밀리 와일링 데이비슨은 여성의 참정권을 외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거예요.


지금은 선거 날이면 엄마, 아빠 모두 투표소를 찾는 것이 당연한 풍경입니다. 이 당연한 풍경이 실은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 과거에 여성은 투표소의 문턱을 넘지 못했어요. 꽤 최근까지 여성에게는 투표할 권리가 없었답니다. 우리가 흔히 민주주의 선진국이라 부르는 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대부분 국가에서는 190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졌어요. 몇몇 나라들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미국에서는 1920년에, 영국에서는 1928년에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었답니다. 이탈리아는 1945년, 프랑스는 1946년, 스위스는 1971년이 되어서야 여성의 투표를 허용했어요. 심지어 아랍권 국가 중에는 2000년대에 들어서야 여성 참정권을 허용한 국가들도 있답니다. 쿠웨이트는 2005년에야,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10년이나 더 늦은 2015년이 되어서야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하게 투표권을 인정했어요. 우리나라는 1948년에 처음 헌법을 만들면서부터 여성 참정권이 도입되어 비교적 여성의 투표권을 일찍 허용한 국가 중 하나랍니다.


참정권은 여러분의 인권 문제이기도 해요

목숨을 걸고 참정권을 외친 에밀리 와일링 데이비슨이 과거의 일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나라는 2019년까지만 해도 만 19세 이상 국민에게만 투표권이 있었습니다. 보통 고등학교를 만 18세까지 다니니, 고등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되어야 투표할 수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제 선거법을 개정해서 만 18세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과정에서 반대하는 의견과 분쟁도 꽤나 많았답니다. 만 18세 청소년도 선거를 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는 과정에 어떤 의견들이 많았는지, 또 어떤 의견을 토대로 선거 연령이 낮아진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여러분 인권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흔히들 참정권을 정치적인 문제로 치부하는데요, 사실 참정권은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인권 문제에 가깝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선언해요. 선거권은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권리라는 뜻이에요. 하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하거나, 국민 투표와 같이 국가의 중요한 결정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판단 능력이 필요하겠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너무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는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이랍니다.


선거는 내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대표자를 뽑는 일이에요. 만약 여러분이 학교에 다닌다면 반장 선거를 해봤을 거예요. 한 학기, 길게는 한 학년 동안 우리 반을 이끌 반장을 우리 손으로 뽑는 거죠. 그런데 만약 선생님이 투표도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학생을 반장으로 뽑아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그 학생이 선생님의 지지를 얻고 우리 반을 마음대로 운영한다면? 자신이 싫어하는 친구들에게 마음대로 청소를 시키고 수업 시간에 떠들지도 않았는데 떠들었다며 선생님에게 이른다면? 여러분의 학교생활은 너무나 힘들어질 거예요.


인권이라는 것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반장이 자기 마음대로 학급을 운영하면 여러분의 인권이 침해되는 거예요.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과 동일하게 평등하고 평화롭게 생활할 권리, 그것도 인권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자, 우리의 대표자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시도의원, 교육감 등을 선출하는 선거도 반장을 뽑는 선거와 마찬가지예요. 여성이 투표할 수 없다면 여성의 인권이 침해된 것이랍니다. 충분한 판단 능력이 있는데도 단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투표권이 없다면 청소년의 인권이 침해된 것이고요.


권리, 그 자격의 조건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들의 선거권은 대부분 만 18세 이하입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이 그렇죠. 경제와 정치가 발달한 나라들의 모임인 OECD로 좁혀 보면, 우리나라는 만 18세가 선거 참여가 불가능한 유일한 나라였어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선거 연령이 결코 낮다고 할 수는 없겠네요.


선거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만 18세 국민은 선거는 할 수 없었지만, 결혼하고 군대에 가고 돈을 받고 일을 하고 세금을 낼 수 있답니다. 거꾸로 말하면 만 18세는 선거만 빼고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어요. 특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 복무도 할 수 있는데, 우리 사회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네요. 국민으로서 의무는 성인들과 동등한데 권리는 박탈된 것이니까요.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이 없었던 것에 대한 문제를 이제까지 살펴보았어요. 그렇다면 선거권과 인권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선거권이 없다면 인권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선거는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절차입니다. 선거할 권리는 참정권(參政權)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지요. 참정권은 정치에 참여할 권리예요. 국민의 대표자를 선출하고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질서를 만드는 행위랍니다. 현대 사회에서 사회 질서는 법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지요. 이것을 법치 국가라고 해요. 인간의 권리를 규정하고 그것을 보장하는 것 역시 많은 부분을 법에 의존한답니다.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근로기준법), 취업할 때 차별받지 않을 권리(고용평등법),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권은 단순히 대표자를 선출하는, 정치에 참여하는 권리에서 끝나지 않아요. 자신의 권리를 보장하는 장치인 법을 만드는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권리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권리 충돌의 현장이기도 해요

노숙인들은 정기적으로 급식차를 기다렸다가 식사를 받아 공원 곳곳에 앉아 밥을 먹기도 하고, 벤치에 누워 잠을 청하기도 한답니다. 공원 화장실에서 몸을 씻고 무리 지어 생활하기도 해요.


공원에서 편안하게 휴식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처럼 공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노숙인들은 방해꾼일 거예요. 그렇지만 공원에서 노숙인을 쫒아낸다면 그들은 잠자리를 빼앗기게 됩니다. 공원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할 권리와 공원에서 먹고 잘 권리, 언뜻 동시에 같은 장소에 함께할 수 없어 보이는 권리가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실제로 공원 벤치에 누워 있는 노숙인 문제가 법원까지 간 사례도 있어요.


한 노숙인이 공원 벤치에 누워 있었어요. 주변에는 술병도 여러 개 보였죠. 순찰을 돌던 경찰관은 그에게 다가가 공원에서 나가라고 요구했어요. 반면 노숙인은 나가지 않겠다며 완강히 거부했죠. 주변에 있는 술병도 자신이 마신 것이 아니라고 했어요. 실랑이를 주고받는 과정에 노숙인이 경찰을 밀쳐 넘어뜨리고 말았어요. 경찰은 정당한 순찰 활동을 방해받았다며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노숙인을 체포했어요. 그런데 법원은 경찰과 전혀 다른 판단을 내렸어요. “노숙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공원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면서 “노숙인을 공원 밖으로 나가라고 요구한 경찰관의 행위는 정당한 공무 집행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노숙인도 공원을 이용할 권리가 있는데 나가라고 했으니 경찰관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거예요.


이렇듯 인간에게는 다양한 권리들이 있고, 때로는 권리들이 충돌하기도 해요. 노숙인 없는 공원을 즐기고 싶은 사람과 공원에서 편히 쉬고 싶은 노숙인의 권리가 충돌한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물론 생명권처럼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 인간으로서의 존재가 무너지는 권리는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답니다.


권리의 밑바탕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있어요

여기서 자연스럽게 인간의 존엄성을 이야기할 수 있어요. 흔히 ‘의식주’를 인간 생활의 꼭 필요한 3대 요소라고 해요. 최소한 의식주가 해결되어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이에요. ‘의(衣)’는 옷을, ‘식(食)’은 밥을, ‘주(住)’는 집을 뜻하는 한자예요. 의식주가 인간 생활의 3대 요소라는 것은 입을 옷이 없고 먹을 밥이 없다면, 그리고 살 집이 없다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없음을 뜻한답니다. 그렇기에 의식주는 인간에게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필수 권리입니다.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은 “인간은 그 자체로, 즉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재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뜻해요. 존재하기 위해서는 의식주가 필요하지만 가치 있게 존재하기 위해서는 의식주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아요. 더 양질의 의식주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들 간의 관계예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은 더욱 확장되어야 한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가치 있게 대해 주지 않는다면 나의 존엄성은 침해받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명예권, 참정권, 저항권 같은 사회적인 권리들도 보장되어야 해요.


좀 더 본질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인간이 존엄하기 위해서는 존재, 즉 살아 있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때로는 어떻게 죽느냐가 존엄성의 문제가 되기도 한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어떻게 죽느냐’도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기도 해요.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걸려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사는 것 자체가 자신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일 수도 있답니다. 그렇다면 그에게는 병마의 고통에 시달리는 삶을 끝내는 것이 오히려 존엄성을 지키는 방법일지 모릅니다.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불치병 환자들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락사를 도입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역시 안락사 도입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답니다.


결국 인간의 존엄성은 생명권 같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문제부터 공원 벤치에 누울 권리 같이 어찌 보면 사소해 보이는 권리까지 매우 너른 영역의 권리 문제랍니다. 심지어 어떻게 죽을지에 대한 문제까지도요. 그리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인간이 가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죠.



청소년의 인권, 아는 만큼 지킬 수 있어요!

일하는 청소년을 왜 노동자로 보지 않는 걸까?

혹시 ‘횡령’이라는 범죄를 들어보셨나요? 형법에 따르면 횡령은 다른 사람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빼돌렸을 경우에 발생하는 범죄예요. 예를 들면 여러분이 설날에 받은 세뱃돈을 엄마가 “대신 보관해 줄게.”하며 가져간 경험이 있지요? 이렇게 보관하던 자녀의 세뱃돈을 엄마가 마음대로 사용한다면 횡령이 될 수 있어요(다만 부모 자식 간에는 횡령죄가 성립되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횡령죄의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당히 무거워요. 참고로 폭행죄의 형량은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랍니다. 횡령이 폭행보다 두 배 이상 무거운 범죄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청소년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자칫 횡령범으로 몰릴 위험성이 있다면 선뜻 이해가 가시나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횡령을 한다면 아마도 상품이나 금고에 있는 돈을 빼돌리는 경우일 거예요. 그런데 편의점 점주에게는 아르바이트생의 이름이나 주소, 연락처 같은 신상 정보가 모두 있어요. 게다가 요즘에는 CCTV가 없는 편의점이 없지요. 아르바이트생이 물건이나 돈을 훔친다면 걸리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럼에도 자신이 일하는 편의점에서 횡령을 할 아르바이트생이 있을까요?


삼각김밥 하나로 횡령죄를 묻는 속사정

2017년 8월 편의점 점주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에 당황스러운 글이 올라왔어요. 편의점 점주가 임금 체불로 인해 아르바이트생과 다툼이 생길 것에 대비해 횡령 자료를 만들어 둔다는 내용이었어요. 특히 아르바이트생이 임금 체불로 신고하면 곧바로 횡령죄로 맞고소를 하면 된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이었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편의점에는 즉석 도시락이나 삼각김밥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들이 있어요. 이런 식품들은 유통기한 내에 판매되지 않아도 편의점 본사에서 반품을 받아 주지 않아요. 편의점 측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도시락이나 삼각 김밥을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유통기한은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지 먹을 수 있는 기한은 아니예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도 너무 오래되어 상한 것이 아니면 먹어도 된답니다. 때문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유통기한이 지나서 폐기해야 하는 도시락이나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는 해요. 대부분 점주에게 미리 이야기를 하고 먹죠. “사장님. 혹시 유통기한 지난 음식은 제가 먹어도 될까요?” 이런 식으로요. 물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어차피 폐기할 음식인데’하는 마음에서 점주에게 물어보지 않고 먹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점주들의 카페에 올라온 글은 이렇게 아르바이트생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는 모습이 담긴 CCTV를 저장해 두었다가 임금 체불로 신고를 하면 횡령으로 맞고소를 하라는 것이에요. 물론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도 폐기하기 전이면 엄연히 점주의 재산인 것은 맞아요. 편의점에 보관된 점주의 재산을 함부로 먹으면 횡령이 성립할 수는 있지요. 그런데 팔지 못하고 뻔히 폐기할 음식인데 아르바이트생이 식비를 아끼려고 먹은 것을 횡령으로 고소한다는 것은 지나친 일이지 않을까요?


게다가 평소에는 어떠한 문제도 삼지 않다가 점주가 당연히 지불해야 할 임금을 주지 않아 신고를 하면 맞고소용으로 횡령죄를 꺼내드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 같아요. 심지어 어느 편의점 점주는 아르바이트생이 일이 끝나고 퇴근하면서 소지품을 담기 위해 비닐봉지를 한 장 썼다고 횡령 혐의로 고소를 했어요. 물론 임금 체불 신고에 대한 대응 수단이었죠.


왜 유독 청소년만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걸까요?

여성가족부가 2018년 초 청소년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하는 업소를 점검했습니다. 이중 절반가량(232곳 중 104곳)이 근로 조건을 명확히 하지 않거나 임금을 주지 않는 등 부당 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일하는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은 부당한 대우를 받은 위험이 있다는 거예요.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첫째는 청소년들이 일하는 사업장이 대부분 영세하다는 거예요. 규모가 큰 사업장은 인사 규정이 어느 정도 정립되었고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도 많아요. 노동자와 관련된 많은 일들이 규정에 따라 처리되므로 삼각김밥을 하나 먹었다고 형사 고발하는 일이 생기기는 어렵죠. 그리고 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노동조합이 나서서 사장에게 항의를 하기 때문에 사장이 초장을 만들고 남은 사이다를 마셨다고 노동자를 고발하겠다며 협박하기도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같은 국밥집인데도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사이다를 마시는 것에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만 문제 삼는 것을 보면 사업장 규모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다음으로 생각해볼 것은 청소년이 이런 부분에 대해 잘 모르고 어려서 노동자로 인정해 주지 않는 시각이 있다는 점이에요. 앞에서 언급했듯 청소년 중에는 주휴 수당을 몰라서 받지 못해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청소년들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잘 모르기 쉬운데 학교에서 이에 대해 가르쳐 주지 않고 일을 한 기간이 어른들처럼 길지 않아서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근로기준법 같이 노동자의 권리를 규정해 놓은 법률은 더더욱 알기 어렵겠네요. 그렇기 때문에 사장님이 주휴 수당을 주지 않아도, 휴게 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초과 근무 수당을 주지 않아도 청소년들은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답니다. 게다가 아직도 유교 문화가 크게 영향을 끼치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대부분 어른인 사장님에게 자기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기를 어려워해요. 반면 사장님들은 자신보다 어린 청소년에게 나이를 내세운 권위로 억압하기도 하지요.


아르바이트생, 청소년 노동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담은 말

‘아르바이트’는 독일어의 ‘Arbeit’에 따온 말인데요, ‘Arbeit’는 ‘노동’이라는 뜻이에요. 독일어의 ‘노동’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한국에 와서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뜻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요. 그런데 청소년에게는 ‘아르바이트’에서 끝나지 않지요. 여기에 ‘생’이란 글자가 붙어요. ‘생(生)’은 ‘학생(學生)’의 ‘생’자만 가지고 와 만든 접미사예요. 어떠한 행위에 붙어 그것을 하는 학생이라는 뜻이지요. 예컨대 고시 공부를 하는 학생은 ‘고시생’,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은 ‘수험생’처럼요. 그렇다면 ‘아르바이트생’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학생’이라는 뜻이 되겠네요.

여기에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쉽게 말하면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숨어 있어요. 즉 학생이라는 본업은 따로 있고 용돈벌이로 일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노동자로 인정해 주지 않겠다’는 의미도 숨어 있고요. 하지만 청소년과 학생은 동의어가 아니에요. 청소년이지만 학생은 아닌 이들도 얼마든지 있답니다. 당연히 본업이 학생이 아닌 노동자인 청소년도 얼마든지 있고요. 그들을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부르는 순간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일하는 청소년들이 노동자로서 온전한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이제 더 이상 ‘아르바이트생’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말아야 해요. 그들도 동일하게 노동자가 되어야 하니까요. 이에 더해 아직 노동의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노동자의 권리를 알려 주어야 해요. 이것을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우리나라는 중학교까지가 의무 교육이니 최소한 중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할 거예요. 만약 고등학교에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중학교 졸업 후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노동자의 권리를 배울 기회가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장님들이 청소년을 한 명의 당당한 노동자로 대우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십 대 청소년이 일할 때 꼭 알아야 할 10가지

이제 당당한 노동자로서 청소년들이 일할 때 꼭 알아야 하는 10가지를 살펴볼까 해요. 첫 번째는 일할 수 있는 나이예요. 근로기준법은 15세 미만 청소년의 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요. 성장기인 어린 청소년들이 노동을 하면 건강이나 정서 면에 많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에요. 다만 13~15세 청소년 중 취직 인허증을 발급받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노동을 할 수 있어요. 취직 인허증은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발급해 준답니다.


두 번째는 청소년이 취업할 때는 반드시 부모님 등의 동의서와 나이를 알 수 있는 증명서를 갖춰야 해요. 15세 이상 청소년은 누구나 일할 수 있지만, 부모님이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는 받아야 합니다. 나이를 알 수 있는 증명서는 주로 가족 관계 증명서나 기본 증명서를 사용해요.


세 번째는 근로 계약서예요. 근로 계약서는 사장님과 일을 시작하면서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를 규정하는 서류예요. 근로 계약서에는 임금(계산방법, 지급방법), 근로 시간, 휴일, 휴가, 업무 내용 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해요. 근로 계약서는 나중에 임금이나 근로 내용 등에서 사장님과 다툼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어요.


네 번째는 최저 임금이에요. 2020년 최저 임금은 시간당 8,590원이에요. 월급으로 계산하면 1,795,310원이죠. 간혹 최저 임금은 성인에게만 적용되고 청소년에게는 더욱 낮은 임금을 줘도 된다고 잘못 아는 경우가 있어요. 최저 임금은 성별이나 나이 등 어떠한 조건과도 상관없이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답니다. 청소년이라고 해도 시간당 8,590원의 최저 임금 이상은 반드시 받아야 해요.


다섯 번째는 근로 시간입니다. 네 번째에서 청소년도 성인과 동일한 최저 임금이 적용된다고 했죠. 하지만 근로 시간은 성인과 다르게 적용돼요. 성인은 하루 8시간이 법정 근로 시간이지만 청소년은 하루 7시간이 법정 근로 시간입니다. 아직 육체적으로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성인과 동일한 시간으로 일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여섯 번째는 휴일(휴일근무)이나 퇴근 시간 이후에 근무(초과 근무)를 하면 50%의 가산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쉽게 이야기하면 원래 받아야 하는 임금이 1만 원이라면 휴일 근무나 초과근무를 할 때는 1만 5천 원을 받아야 하지요.


일곱 번째는 주휴 수당이에요. 용어가 좀 어렵죠? 주휴 수당은 일주일에 하루는 일하지 않으면서도 임금을 받는 거예요. 다만 주휴 수당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어요. 우선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를 해야 해요.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단시간 근로자로 분류되어서 주휴 수당이 적용되지 않아요. 그리고 주휴 수당은 일주일마다 정산이 되며, 일주일 중 출근하기로 한 날에 모두 출근하면 개근이 됩니다. 주 5일 근무와 상관없이 3일을 일하든 5일을 일하든, 일하기로 한 날에 전부 출근하면 되는 거지요. 정리하면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일주일당 개근을 했다면 하루는 일하지 않아도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휴 수당이에요.


여덟 번째는 청소년은 위험한 일을 다루는 곳이나 유해 업종에서 일할 수 없어요. 유흥주점, 단란주점, 비디오방, 노래방, 전화방, 오락실, 도박장, 소각장, 도축장, 유류 취급장(주유소 제외) 등 청소년에게 유해하거나 위험한 업종에서는 청소년을 채용할 수 없답니다.


아홉 번째는 산재 보험이에요. 산재는 산업 재해의 줄임말인데, ‘일하다 다친 것’을 생각하면 된답니다. 직장에서 일하다 다쳤다면 누구든지 산재를 신청할 수 있어요. 간혹 사장님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서 산재 보험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산재 보험은 사후 가입도 가능해요. 산재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쳤다고  해도 부상당한 후 산재 보험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산재 보험 가입 유무는 중요하지 않답니다.


마지막 열 번째는 청소년이 노동을 하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거예요.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근로권익센터가 대표적이에요. 이곳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노동상담 대표 전화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요. ‘1644-3119’를 기억하고 계세요. 일하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꼭 전화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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