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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저   자
박병률
출판사
메이트북스
가   격
16.000원(328쪽)
출판일
2020년 04월
도서정보


■ 책 소개

 

쉽지 않은 경제공부, 하지만 포기하면 안 된다!
생존경제학을 문학으로 쉽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경제학자들은 때로 문학작품에서 경제학적 영감을 얻는다. 문학작품 주인공들의 행동 속에도 경제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문학이 품은 경제용어들을 소설 속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중에게 친숙한 문학작품은 경제논리를 설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한국사회를 투영하는 문학작품에도 한국경제가 녹아 있다. 오늘의 경제를 읽기 위해서는 어떤 경제현상을 알아야 할까? 이 책에서 다루는 문학작품들이 모두 우리 각자가 처한 삶의 스토리일 수 있다. 어렵게만 생각한 경제상식이 이 책을 통해 몇 배는 쉽고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저자 박병률
저자 박병률은 공학을 전공한 경제부 기자다. 처음에는 과학기자를 꿈꿨지만 어쩌다 보니 정치부를 거쳐 경제부에 안착했다. 처음 경제기사를 접했을 때 너무나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독자들에게 경제기사를 쉽게 전달하는 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영화와 문학, 뮤지컬을 좋아해 경제와 접목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1999년 부산 지역 신문사인 <국제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고, 2008년 <경향신문>으로 옮겼다. 2006년부터 경제부 기자를 시작, 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농림부·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와 금융감독원·한국은행·한국거래소·증권사 등 여의도 금융권에 출입했다.

 

2007년 11월 일경언론상 대상을 받았다. 2012년 1월과 2014년 7월에 각각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과 경제보도 부문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 테드엑스 부산(TEDx Busan)에서 ‘영화 속 경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주간경향>에 ‘영화 속 경제 이야기’를, <이코노미스트>에 ‘문학으로 읽는 경제’를 연재중이다. SBS-CNBC에서 <박병률의 영화 속 경제코드>를 진행했다. YTN 라디오 <생생경제>, MBC 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했다.

 

부산대학교를 거쳐 KAIST 과학저널리즘대학원(경영학 석사)을 마쳤다. 저서로 『경제를 모르는 그대에게』 『경제학자의 영화관』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돈이 되는 빅데이터』 (공저) 『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영화 속 경제학』 등이 있다. 매일 아침 ‘강자에게는 냉철한, 약자에게는 따뜻한 기사’를 쓰겠다는 다짐을 한다.
 
■ 차례
지은이의 말 낯설고 어려운 경제를 문학으로 이해하다

 

1장 문학에서 경제를 캐다
첫 끗발은 개 끗발일까? 초심자의 행운_『연금술사』
앨리스는 진화론을 알았을까? 붉은 여왕 효과_『거울나라의 앨리스』
크리스마스 선물은 손실이다 자중손실_『크리스마스 선물』
팬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팬덤경제_『주홍색 연구』
보이콧 재팬을 불러온 힘 아이덴티티 경제학_『공포』
경제가 행복을 가져다줄까? 관계재_『파랑새』
제 살 깎을 준비, 되셨습니까? 카니발리제이션_『채식주의자』
셰익스피어, 나를 잊어주세요 디마케팅_『한여름 밤의 꿈』
어린 왕자만 볼 수 있는 것 보아뱀 전략_『어린 왕자』
철도가 민영화될 때 사유화의 비극_『철도원』
전쟁이란 그런 거다 죄수의 딜레마_『두 친구』

 

2장 경제는 합리적이지 않다
함께하긴 싫고 버리긴 아깝고 현상유지편향_『오페라의 유령』
톰이 모험을 즐기는 까닭 더닝 크루거 효과_『톰 소여의 모험』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이뻐 보인다면 호감편향_『동백꽃』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피그말리온 효과_『큰 바위 얼굴』
소녀가 “이 바보”라고 말한 이유 호손 효과_『소나기』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 피로스의 승리_『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끝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 자이가르닉 효과_『노인과 바다』
나는 언제나 후회한다 후회회피_『비 오는 날』
뇌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 않는다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_『이여도』
원래 좋은 주식은 없다 기본적 귀인 오류_『의자 고치는 여인』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위자 관찰자편향_『순이 삼촌』

 

3장 경제사를 알아야 경제를 이해한다
현대판 보물섬에는 낭만이 없다 조세회피처_『보물섬』
대항해시대가 탄생시킨 배당 배당은 어떻게 탄생했나_『모비 딕』
착각이 필요할 때 화폐착각_『돈 키호테』
오, 나의 포드님! 포디즘_『멋진 신세계』
가짜뉴스는 왜 위험할까? 재귀성이론_『일식』
복녀는 무엇으로 사는가? 경제결정론_『감자』
국가의 부란 무엇인가? 중상주의_『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주식과 부동산의 33년 후를 안다면? 플라자합의_『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약세장을 대표하게 된 곰 베어마켓_『곰』
원양산업, 한국을 산업화시키다 원양산업_『모래톱 이야기』
감방에 갇히고 싶은 사람도 있다 전망이론_『경찰과 찬송가』
가난한 사람이 분노할 때 공유자본주의_『사하촌』

 

4장 경제는 현실이다
노동시간은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8시간 근무_『킬리만자로의 눈』
헌법은 최저임금을 보장하지만 최저임금_『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경제가 나쁘면 술을 찾는다 열등재_『술 권하는 사회』
체로키 인디언은 위스키세를 싫어했다 주세와 죄악세_『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속의 악마, 가난 역탄력성의 법칙_『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올림픽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카고 컬트_『장난감 병정』
저희들도 난장이랍니다 입주권_『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당신의 프라이버시, 정말 소중합니까? 프라이버시의 역설_『1984』
식민지시대, 지식인은 할 일이 없었다 미니멀라이프_『권태』
내가 잃고 네가 잃으면 본전? 피장파장의 오류_『꺼삐딴 리』

 



도서요약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문학에서 경제를 캐다

앨리스는 진화론을 알았을까? 붉은 여왕 효과_『거울나라의 앨리스』

앨리스 리델에 대한 그리움이 곳곳에 묻어나

거울나라에서 앨리스는 체스의 말인 붉은 왕과 붉은 여왕, 하얀 왕과 하얀 여왕을 만난다. 알고 보니 거울나라는 체스판과 닮았다. 몇 개의 작은 개울은 가로로 흐르고, 개울 사이의 땅들은 개울과 개울을 이어주며 세로로 쳐진 초록빛 작은 산울타리를 통해 정사각형으로 나뉘어 있다.


얼결에 게임에 참여한 앨리스는 붉은 여왕과 함께 달린다. 그런데, 이상하다. 달려도 달려도 나무와 주변의 풍경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주변의 것들을 앞서 나가지 못한다. 앨리스가 '주변의 모든 게 우리랑 함께 달리는 거야?'라고 궁금해할 무렵 여왕이 말한다.


"더 빨리! 말하지 말고!"


앨리스의 귓가로 바람이 윙윙 불어댔고, 머리카락은 뽑혀나갈 듯이 휘날렸다. 그런데도 주변의 나무는 똑같았다. 그제서야 앨리스가 외쳤다.


"말도 안 돼. 모든 게 아까와 똑같아요. 제가 사는 곳에서는 오랫동안 달리고 나면 보통 다른 곳에 도착해요."


『거울나라의 앨리스의 이 장면을 주목한 과학자가 있다. 미국의 진화생물학자인 밴 베일런Van Valen이다. 그는 계속해서 발전하는 경쟁 상대에 맞서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는 주체는 결국 도태된다는 가설을 세웠다.


열심히 달리지만 주변이 달리는 한 제자리를 벗어날 수 없는 앨리스의 모습은 그의 가설과 딱 맞아떨어졌다. 베일런은 이런 현상을 '붉은 여왕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고는 1973년 자신의 논문인 '새로운 진화 법칙A New Evolutionary Law'에 담았다.


붉은 여왕 효과, 경영학을 만나다

1996년 붉은 여왕 효과는 경영학에 접목되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인 윌리엄 바넷William Barnet과 모튼 헨슨Morten Hansen의 공동논문 '조직 진화 내의 붉은 여왕The Red Queen in Organizational Evolution'이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경쟁에서 성과를 높인 기업은 시장에서 승자가 되지만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고 보았다. 후발주자는 선발주자의 장점과 단점을 알기 때문에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이다. 후발주자는 선발주자의 성공사례만 흡수하며 시행착오 없이 재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1등을 하는 것보다 1등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유경쟁시장에서는 새로운 경쟁기업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아무리 성공한 기업이라도 혁신을 멈추는 순간 곧바로 도태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핸드폰 제조업체였던 노키아가 그렇게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상상한 경제전문가는 별로 없었다. 2017년 이후 현대차 그룹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과 중국 자동차업체 사이에 낀 현대기아차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콧 재팬을 불러온 힘 아이덴티티 경제학_『공포』

내가 멈칫하는 이유

사람이 선택을 할 때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인종, 직업, 성별, 가치관, 규범 등도 영향을 준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조지 애커로프George Akerlof는 이를 아이덴티티 경제학(정체성 경제학)이라고 명명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 '어떤 종류의 사람'이라는 특정한 상, 즉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 상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할 경우에는 자기도 모르게 불쾌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정체성에는 인종, 성별, 소득수준 등과 같은 사회적 지위와 사회규범이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살아간다. 유아 때에는 엄마 아빠에게 뽀뽀를 잘하던 아이가 고학년이 될수록 뽀뽀를 하지 않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속한다. 고학년이 부모에게 뽀뽀를 한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부끄럽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보이콧 재팬을 이끌었나?

2019년 한국에서 분 '보이콧 재팬'도 아이덴티티 경제학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본 상품과 여행은 가격 대비 품질, 즉 가성비가 높은 것이 많다. 문화도 엇비슷하고, 거리도 가까워 이질감이나 시차 부담도 없다.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일본 상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위안부와 징용배상 거부 등의 과거사, 여기에 더해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인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즉 한국인의 정체성을 건드렸다는 의미다.


이에 다수의 한국인들은 약간의 금전적 손해를 보더라도 '한국인'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쪽으로 행동했다. 일본 여행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맥주와 자동차 판매도 대폭 감소했다.


일본 상품은 경쟁력이 있어서 곧 불매운동이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는 일본측의 반응은 틀렸다. 동시에 '보이콧 재팬'을 비경제적인 행위라고 주장하는 것도 틀렸다. 불쾌감과 불편함은 소비자 후생(이득)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소비거부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경제적 행위다.


직장을 구할 때도 아이덴티티 경제학이 작동한다. 인간이 경제적 인센티브에만 반응한다면 무조건 임금을 많이 주는 직장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축구스타 호날두는 중국의 슈퍼리그로부터 2년간 2억 유로(2,623억 원)를 제의받았지만 거부하고 유벤투스로 갔다. 호날두가 유벤투스에서 받는 연봉은 3,000만 유로(392억 원)로 중국이 제시한 금액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호날두가 중국보다 연봉이 적은 이탈리아를 택한 것은 클럽대항전 우승에 대한 욕심, 아시아라는 낯선 삶의 터전, 수준 낮은 리그에서 뛸 수 없다는 자존심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서울보다 적은 연봉을 받고도 기꺼이 고향에서 일하겠다며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애향심, 고향의 편안함 등이 의사결정의 변수가 되었을 것이다.


정체성은 인센티브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돈을 벌기 위해서 회사를 다닌다는 사람들(아웃사이더)은 급여에 매우 민감하다. 반면 회사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인사이더)은 상대적으로 급여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

아웃사이더는 출퇴근을 할 수 있는 효용을 주는 유일한 보상이 돈이지만 인사이더는 돈 이외에도 일에 대한 만족감, 회사에 대한 자부심, 동료애 등에서도 보상을 받는다.


셰익스피어, 나를 잊어주세요 디마케팅_『한여름 밤의 꿈』

『한여름 밤의 꿈』은 4명의 젊은이들이 중심인 사랑 이야기다. 얽히고설켜 인간들이 풀지 못하는 애정 관계를 초자연적인 힘(요정)이 끼어들어 하룻밤 사이에 해결해준다. 배경은 아테네 근교의 숲이다. 아름다운 허미아와 청년 라이샌더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또 다른 청년 드미트리어스도 허미아를 사모한다. 이런 드미트리어스를 헬레나는 흠모하며 쫓아다닌다. 그러니까 사각관계다.


심각한 갈등이 있다. 허미아의 아버지 이지어스는 사위로 드미트리어스를 찍었다. 아테네법에 따르면 허미아는 아버지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허미아는 드미트리어스와 결혼을 하든지, 아니면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야 한다. 이대로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밖에 없는 허미아와 라이샌더다. 둘은 아테네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로 도망가기로 한다.


고객이 우리 물건을 외면하게 하라

두 연인의 사랑, 집안의 반대 그리고 도주. 여기까지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플롯이 비슷하다. 이야기가 갈라지는 것은 그 다음부터다. 이튿날 밤 둘은 도망치기 위해 근교 숲에서 만난다. 그런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드미트리어스가 쫓아온다. 헬레나도 드미트리어스를 따라 숲으로 들어온다.


드미트리어스는 허미아를 사랑한다. 마침내 드미트리어스는 말한다.


“당신 꼴만 봐도 구역질이 나!”


허미아의 사랑을 얻어야 하는 드미트리어스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헬레나를 떼어내야 한다. 경영학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드미트리어스가 헬레나를 구박하는 것은 '디마케팅' 전략이다.


의도적으로 고객의 구매를 줄이는 마케팅을 '디마케팅Demarketing'이라고 한다. '줄이다Decrease'와 '마케팅Marketing'을 합친 단어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와 시드니 레비Sidney Levy 교수는 197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아이 손님은 금지', 노키즈존도 디마케팅

일반적으로 기업은 고객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그래서 많은 홍보비를 써대며 내 물건을 사달라며 고객을 끌어모은다. 하지만 고객이 많다고 무조건 기업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돈이 안 되는 고객들도 있다. 이른바 '진상고객'이거나 '체리피커(상품할인 등 단맛만 빼먹는 소비자)'다. 반품이 잦은 고객, 판매처와 잦은 마찰을 일으키는 고객, 할인기간에만 물품을 구입하는 고객 등은 도리어 비용이 드는 고객일 수 있다.


기업의 디마케팅 전략에는 3가지 유형이 있는데 일반적 유형, 선택적 유형, 표면적 유형이다. '일반적 유형'은 비용발생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수요제한이다. 최근 식당, 카페 등을 중심으로 퍼지는 '노키즈존'이 대표적이다. 아이들이 많아 주변이 시끄러워지면 일반 고객들이 불편해져 되레 손님이 줄어들 수가 있다. 자칫 아이들이 장난치다가 뜨거운 데 데거나 넘어져서 상처를 입으면 비용이 추가 발생할 수도 있다. 미술전시관에서 입장객의 연령을 제한하거나 놀이공원에서 키 제한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선택적 유형'은 특정 고객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서 소비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백화점이나 항공사가 VIP고객에 대해서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다. VIP는 라운지나 편의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고, 할인혜택이나 무료주차 혜택도 주어진다. 일부 대부업체의 여성전용 대출도 같은 맥락이다. 통상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신용도가 높은 데다 여성전용이 주는 편안함으로 인해 대출액과 수익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표면적 유형'은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요증가를 막는 것을 말한다. 맥도날드는 프랑스에서 "햄버거는 주 1회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광고했다. 이런 광고는 고객들에게 '건강을 생각해주는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했고, 전체적으로 매출액이 늘었다.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는 문구를 담뱃값에 새긴 것이나 "중요한 순간에는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통신사의 광고도 이 같은 유형의 디마케팅 전략이다.



경제사를 알아야 경제를 이해한다

대항해시대가 탄생시킨 배당 배당은 어떻게 탄생했나_『모비 딕』

모비 딕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사람에게는 금화를

포경산업은 18세기 거대 산업 중 하나였다. 고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 고래를 짜내 만든 기름은 가로등과 램프 기름으로 쓰이며 도심의 밤을 밝혔다. 향유고래는 단연 인기였다. 한 마리만 잡으면 많은 기름이 나오는데, 이는 향이나 화장품 재료로도 쓰였다. 미국 포경산업의 중심지는 매사추세츠주였다. 그곳에서 남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낸터킷섬이 있다.


당시 미국의 포경선은 700척이 넘었고, 포경선을 타는 사람은 1만 8천 명에 달했다. 해마다 400만 달러를 소비했다. 출항할 때 2천만 달러의 가치를 갖는 배가 해마다 700만 달러의 수익을 가지고 돌아왔다. 포경선은 귀향까지 길면 3년씩이나 걸렸다. 많은 사람들이 확실한 수익을 주는 국채에 투자하듯 낸터킷 사람들은 포경선에 투자했다.


선원들은 배당을 택했다

재미있는 것은 선장을 비롯한 모든 선원은 임금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수익금의 일부를 ‘배당’받았다. 배당은 선원 각자가 지니는 임무의 중요도에 비례해 정해졌다.


소설의 이슈메일은 고래잡이에 풋내기라 300번의 배당을 받았다. 300번의 배당이란 순수익의 300분의 1을 받는다는 뜻이다. 작살잡이 경험이 많은 퀴퀘그는 90번을 배당받았다. 낸터킷 출신 작살잡이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이 받는 배당이었다.


주식과 채권은 대항해시대에 탄생한 유물이다. 향신료와 금은을 얻기 위해 떠나는 탐험가들은 거대투자가 필요했다. 주식에 투자했을 때 받는 것이 배당이다. 배당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를 자본금을 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주주들에게 회사 이익의 일부를 분배해주는 것을 말한다. 상법은 회사가 가진 순자산액(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에서 자본금과 자본준비금, 이익 준비금 등을 뺀 액수 한도 내에서 배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도하게 배당해 회삿돈을 유출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배당은 현금으로도 할 수 있고, 주식으로도 할 수 있다. 전자는 현금배당, 후자는 주식배당이라고 한다. 예컨대 보유 주식 1주당 현금 1천 원을 나눠주거나 신주 0.1주를 나눠줄 수 있다.


배당이 크면 대주주의 주머니는 두터워지지만 기업은 향후 투자여력이 떨어지고 자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반면 주주에게 최대수익을 안겨주는 주주 자본주의 개념으로 볼 때는 고배당이 정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복녀는 무엇으로 사는가? 경제결정론_『감자』

경제위기가 오면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생활형 범죄가 증가한다. 일가족 자살 같은 비극적인 기사도 부쩍 늘어난다. 경제 불황기에는 문화계 상황도 나빠진다. 주머니가 헐렁해진 소비자는 문화비 지출부터 줄이게 된다. 국가 간 분쟁에서도 경제제재를 이용한다. 경제가 나빠질 때 버틸 수 있는 정권은 없다. 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일 안 하고 품삯을 받는 방법은?

『감자』는 환경에 의해 타락해가는 복녀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다른 남자와 관계를 한다는 것은 짐승이나 하는 짓거리로 알았던 복녀였다. 하지만 막상 몸을 팔고 그 대가로 돈을 받고 나니 생각이 바뀌게 된다. 일 안 하고도 돈을 더 받고, 긴장되는 쾌감이 있고, 빌어먹는 것보다 점잖다. '3박자'가 딱 맞는 일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할 지경에 이른다.


『감자』는 자연주의 소설로 불린다. 자연주의 소설에서는 흔히 환경에 의해서 주인공의 삶이 좌우된다. 복녀가 타락의 길로 접어드는 데는 경제적 환경이 큰 작용을 한다. 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이론인 '경제결정론'에 가깝다.


경제결정론은 마르크스주의의 핵심논리다. 마르크스 경제학에 따르면 사회는 인간의 의식, 사회의 사상, 이념, 정치, 법률, 문화 등이 상부구조를 이루고, 경제는 하부구조를 이룬다. 그런데 하부구조인 경제가 상부구조인 의식, 사상, 이념, 정치, 법률, 종교, 문화 등을 결정한다고 마르크스는 주장했다.


마르크스는 인류의 역사를 생산수단을 소유한 지배집단과 그렇지 않은 피지배 집단 간 끊임없는 계급투쟁의 역사로 규정했다. 원시 공산사회, 고대 노예제사회, 중세 봉건사회, 현대 자본주의사회 등 형태는 바뀌었지만 근본원리는 다를 바가 없다고 보았다. 자본주의 갈등도 자본과 노동자의 대립으로 보았다. ‘경제’로 인해 사회 갈등이 생기고 변혁이 생긴다는 얘기다.


경제결정론을 부정할 수 있을까?

경제결정론은 많은 사회학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천박했고 조악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간의 행위와 이 행위를 유발하는 동기는 매우 다양해서 '경제'라는 한 가지 요소로 분석할 수 없다고 했다.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는 경제와 사상, 이념, 정치는 상호 의존하는 것이라며 상부구조는 상대적 자율성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점점 경제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실에서는 경제결정론을 부정하기 어렵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슬로건이었던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말은 매 선거에서 야당이 여당을 공격하는 주요 슬로건이 되었다. 민생경제가 나빠지면 어김없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졌고, 이는 당청관계의 갈등으로 비화되었다. 경제에 대한 기대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 CEO출신의 기업인이 정권을 잡으면 대한민국호號를 잘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 당시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우려가 컸지만 투표자들은 그다지 문제삼지 않았다. 하부구조인

'경제'가 상부구조인 '정치'를 선택한 꼴이다.



구속된 기업인에 대한 사면이나 가석방 주장도 경제결정론과 일맥상통한다. 재벌총수들이 현업에 복귀해야 대규모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그래야 투자활성화가 된다는 논리다. 그래서 다소간 국민의 법 감정과 다르더라도 '경제'를 위해서는 너그러이 이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배경에 깔려 있다. 카지노 허용, 학교 옆 호텔 허용, 수도권 규제완화 등도 '경제 살리기'를 위해 취해지는 조치들이라는 점에서 경제결정론과 맥을 같이한다.


원양산업, 한국을 산업화시키다 원양산업_『모래톱 이야기』

이 소설은 1960년대 낙동강 하구 모래톱으로 만들어진 ‘조마이섬’에 사는 건우네 이야기다. 김정한의 다른 작품들이 그렇듯 『모래톱 이야기』도 당시 사회의 부조리함을 파헤치고 저항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리얼리즘 소설’이라는 꼬리표가 뒤에 붙는다.


1960년대 최고의 달러박스는 원양어선

1960년대에 한국경제를 살린 숨어 있는 주역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원양어선원들이다.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부각되었지만 당시 함께 고생했던 원양선원들은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1960년대 원양어업은 외화를 벌어오는 최고의 효자산업이었다. 1900~1970년대 원양어업이 벌어들인 외화는 20억 달러로 파독광부·간호사들이 벌어들인 돈(1억 달러)의 20배나 됐다. 특히 1971년 원양어업 수출액은 5510만 달러로 당시 한국 전체 수출액(10억 6,760만 달러)의 5%에 달했다.


당시 원양어업은 요즘으로 치면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존재였다. 정부는 그렇게 벌어온 돈을 중화학공업에 투자했고, 한국경제는 산업화의 길로 들어선다. 원양선원들의 목숨과 맞바꾼 돈이었다.


한국 원양어업의 역사는 60년이 넘었다. 원양어선 '지남호'가 1957년 6월 29일 부산항을 출발했다. 우리나라의 첫 원양출어였다. 지남호는 8월 15일 인도양에서 처음으로 참치(당시는 새치)를 잡았다. 지남호는 '남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부를 건져라'는 의미로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작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초기 원양어선은 대부분 중고선이었다. 지남호는 원래 미국 시애틀 수산시험장이 보유했던 종합시험선이었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로 받은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일본의 중고어선과 어구를 대량 들여왔다. 한창 새 배를 건조하면서 중고선을 처분해야 했던 일본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딜'이었다.


1957년 지남호 한 척뿐이던 원양어선은 1970년에는 278까지 늘어났다. 중고선이 주력선단이었으니 선원들의 안전은 언제나 위협받았다.

“낙동강 잉어가 뛰니 정지(부엌) 바닥에 있던 부지깽이도 뛴다 카듯이, 배도 남 쓰다가 버린 걸 사 가지고 제법 원양 어업인가 먼가 흉내를 낼라 카다가 사람들까지 떼죽음을 안 시킷능기교. 게다가 머 시체도 못 찾았거니와 회사가 워낙 시원찮으니 위자료란 거나 어디 제대로 나왔능기요. 택도 아이지, 택도 아이라!"


갈밭새 영감의 한탄은 원양산업 이면에 희생해야 했던 원양선원들의 비애가 숨어 있다. 1960~70년대 원양산업은 분명 기회의 땅이었지만 그만큼 많은 희생을 치르기도 했다.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숨진 선원들은 현지에서 안식처를 찾았다. 미국령 서사모아, 스페인 라스팔마스 등에는 선원들의 무덤이 있다. 이처럼 원양어선들이 경제 성장기 한국경제에 기여한 바는 크지만 한국문학에서는 원양선원들의 흔적을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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