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삶의 제약을 예술로 전환한 남자
색채의 거장, 현대 회화의 창시자, 야수파의 선구자 … 이 모든 수식어가 어우러진 앙리 마티스의 삶은 그의 그림처럼 밝고 평온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실제로 그의 생애는 시대와 육체, 환경이 부과한 무게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았다. 그는 평생 지병을 안고 살았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으며, 말년에는 큰 수술 이후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다. 삶의 조건만 놓고 보면, 그 역시 동시대를 살았던 다른 예술가들처럼 절망과 불안을 작품의 중심 주제로 삼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티스는 자신의 삶을 비극의 서사로 고정하지 않았다. 그는 고통을 외면하지도, 과장하지도 않았다. 대신 그 안에서 한 가지 질문을 반복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그의 작업을 지탱한 가장 근본적인 태도이자 동시대의 예술가들과 구분 짓는 출발점이 되었다. 마티스의 그림이 밝은 이유는 현실을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에 대응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고통을 작품의 주제로 확장하지 않고 그 조건 속에서도 여전히 가능한 감각과 감정을 찾아내어 화면 위에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냈다.
이 책은 마티스를 단순히 ‘색채의 마법사’나 ‘야수파 대표 작가’로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다. 삶의 제약을 창작의 에너지로 전환한 한 예술가의 태도에 주목하며, 그의 작업이 어떻게 시대와 개인의 조건 속에서 형성되었는지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마티스에게 예술은 현실을 견디면서도 삶의 기쁨을 포기하지 않는 하나의 방법이었던 셈이다.
■ 저자
상드린 안드루스
프랑스 서부 되세브르주 출신의 작가로 에콜 뒤 루브르에서 공부한 뒤, 미국에 건너가 뉴욕의 소나벤드 갤러리에서 일했다. 프랑스에 돌아온 뒤, 파리에 거주하면서 『아트 악튀엘』 『르뷔 다다』를 비롯한 예술·문화 잡지에 원고를 기고하고, 현대 미술 작가와 작품에 대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책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존 싱어 사전트』 『로사 보뇌르』 『베르트 모리조』 『귀스타브 카유보트』 『예술 속의 스포츠』 『여성 화가들』 『지중해의 화가들』 『초현실주의 100년』 등이 있다.
번역 고봉만
프랑스 마르크 블로크 대학(스트라스부르 2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북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같은 대학교 도서관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루소, 몽테뉴의 사상을 새롭게 조명하고 성찰하는 한편 색채와 상징에 대한 최신 연구를 번역, 소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색의 인문학』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검정-금욕과 관능의 미술사』 등이 있다.
■ 차례
당신도 춤을 춰봐요
스티마, 마티스 이전의 마티스
결정적 시기
전쟁 시기
니스의 눈부신 햇살
새로운 햇살
열정에 빛나는 이카로스
예술 인생의 마지막 몇 해
마티스의 주요 작품
교향악적 실내화
파란빛의 모로코
오달리스크 주제의 그림
창문, 어항 그리고 세상
초상화 전시실
검은색도 색이다
춤이 지나간 자국
방스의 로사리오 경당
가위로 그림을 그리다
앙리 마티스 연보
도판 목록
도판 크레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