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이 가라앉는 날, 이유 없이 허전해지는 순간,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가 문득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예술을 만나 감정에 닿다』는 바로 그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순간을 포착한다.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인사이드 아웃」, 「컨택트」와 에드워드 호퍼, 르네 마그리트, 에드바르 뭉크의 그림을 함께 바라보며 우리가 세계와 만나는 방식으로서의 감정을 탐색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파울 클레의 말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듯, 이 책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마음의 미세한 떨림을 드러내고, 그 감정 속에 조금 더 오래 머물게 한다.
15가지 감정을 담은 이 책은 교사와 한 학생이 나눈 대화에서 시작된다. 기쁨과 사랑뿐 아니라 불안, 슬픔, 권태, 질투, 열등감 같은 어두운 감정들 역시 우리가 세계와 마주하고 있다는 증거로 다시 읽힌다. 영화와 그림, 그리고 하이데거·라캉·니체·스피노자 같은 철학자들의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불안은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가 되고 결핍은 삶을 앞으로 움직이는 힘이 된다. 감정이 흔드는 자리에서 되살아나는 삶의 촉감. 책장을 덮는 순간, 감정이야말로 존재가 깨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임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 수상내역 및 선정내역
2026년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 도서 우수선정도서
■ 저자
김요섭
감정이 스쳐 지나는 자리에 머물러 왔다. 여행하거나 소설을 습작했고, 영화를 꾸준히 읽었다. 자신의 과업을 찾지 못해 기웃거리던 일상은 인문 공동체 안에서 재발명되었다. 존재 물음에 가닿은 사유의 자국. 텍스트를 향한 시간은 프랑스 철학의 아름다움으로 열린 틈이었다. 사라짐과 현현, 장소 없음의 감각은 문장의 흔적으로 남았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글을 쓴다. 저서로 『아름다움이 너를 구원할 때』가 있다.
■ 목차
들어가며_접촉과 철회 사이, 감정은 열린다 5
1장 감정은 삶의 지형이다 13
찰나에 머무는 감정의 빛-「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감정은 세계를 여는 새로운 결 | 에드워드 호퍼, 고요한 틈에 머무는 사람
2장 결핍: 채워지지 않는 자리에서 살아가는 법 25
슬픔이 열어 주는 기쁨의 자리-「인사이드 아웃」 | 비워진 자리에서 피어나는 존재 | 르네 마그리트, 가려진 것을 응시하는 화가
3장 불안: 기반이 흔들리는 시간 37
끝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삶-「컨택트」 | 아직 오지 않은 나를 부르는 이름 | 에드바르 뭉크, 흔들리는 존재의 절규
4장 슬픔: 상실이 만드는 빈자리 49
말없이 끌어안는 진짜 삶-「토니 에드만」 | 상실 이후에 남는 것들 | 파블로 피카소, 흩어진 얼굴로 남겨진 감정
5장 권태: 의미가 소진된 세계 61
권태는 왜 삶을 지워 버릴까?-「우리도 사랑일까」 | ‘살아진다’에서 ‘다시 살아내는 삶’으로 | 루초 폰타나, 찢긴 감정의 틈
6장 수치심: 타자의 시선 속에 드러나는 나 71
수치심 너머, 그림자가 주인이 되지 않도록-「세계의 주인」 | 여전히 사랑을 믿고 싶은 마음 | 프랜시스 베이컨, 얼굴 없는 얼굴
7장 질투: 타자의 세계를 욕망하는 나 83
타인의 시선에 갇힌 욕망-「블루 재스민」 | 부러움, 나를 되찾는 반향 | 에드바르 뭉크, 질투의 그림자 아래에서
8장 열등감: 내가 나를 흔드는 방식 93
균열의 순간에 태어난 나-「위플래시」 | 나로부터 멀어진 나를 마주할 때 | 잭슨 폴록, 투명한 응시 아래 흔들린 자아
9장 분노: 경계를 세우고 넘어서는 힘 105
심연을 통과한 자의 웃음-「조커」 | 나를 해치는 감정일까, 지키는 감정일까? | 프리다 칼로, 부서진 몸, 응시로 머무는 분노
10장 기쁨: 세계가 충만해지는 경험 117
부족함 속에 아름다워지는 순간-「맘마미아」 | 기쁨이라는 존재의 상승 | 마르크 샤갈, 날아오르는 사랑의 몸
11장 사랑: 타자를 품는 존재의 열림 129
지워져도 남는 사랑의 흔적-「이터널 선샤인」 | 반복과 예외 사이, 사랑이라는 사건 | 구스타프 클림트, 금빛 감정의 밀어
12장 증오: 타자를 밀어내며 매달리는 이중성 141
복수의 칼날은 나를 겨눈다-「올드보이」 | 사랑보다 정직한 감정, 증오 | 프란시스코 고야, 끝내 삼킬 수 없는 얼굴
13장 공감: 타자의 고통을 내 안으로 들이는 방식 153
결핍 속에 건네는 마지막 응답-「더 웨일」 | 몸의 떨림, 공감의 가장 먼 울림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말 없는 자리에 머무는 존재의 감정
14장 희망: 아직 오지 않은 것을 향한 기다림 165
불확실성을 향한 희망의 항해-「트루먼 쇼」 | 말해지지 않은 곳을 흐르는 감정 | 빈센트 반 고흐, 희망을 기다리는 별빛
15장 용기: 머무를 수 없는 자리에 계속 머무는 힘 175
이어짐을 믿는 얼굴-「퍼펙트 데이즈」 | 말의 끝, 존재의 용기 | 알베르토 자코메티, 멈출 수 없는 존재의 선
나가며_감정을 지나, 존재의 결에 닿기를 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