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국내도서상세

Home

마이클 크라이튼의 여행

Travels

 
 
 
 
저   자
마이클 크라이튼(역자: 신현승)
출판사
터치아트
가   격
13500
출판일
2007년 03월

* TTS 는 본 페이지 중간 도서요약
부분을 읽어주는 기능입니다.

도서정보


■ 책 소개
테크노 스릴러의 장인, 마이클 크라이튼의『여행』. 영화로도 만들어져 사랑을 받은 『쥬라기 공원』 등의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상상력으로 가득한 세계를 보여준 저자의 흥미롭고 신비로운경험이 펼쳐진다. 여행을 통해 성숙해져가는 저자의 자아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그의 여러 가지 모습을 만끽하게 해주고 있다.


저자의 경험의 욕구를 총 3부로 나누어 담아낸 이 책은, 제1부에서는 그가 하버드 대학교의과대학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제2부에서는 르완다 등의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마지막으로 제3부에서는 영적인 경험을 통한 신비로운 정신적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 의학의 무분별함과 의사들의 비정함에 결국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접은 이야기에서는저자의 인간애를 느낄 수 있으며, 킬리만자로산 등반에 성공하고 기뻐하는 이야기에서는 아이의 순수함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특유의 문체로 흥미롭게 풀어내어 소설이나 영화 등을 통한 간접 경험에 머무르는 것보다 호기심을 갖고 직접 경험을 하는 것이 가치있음을 보여주고있다. 또한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는 모습을 통해 친근감도 느끼게 해준다.


■ 저자 마이클 크라이튼(MichaelCrichton)
마이클 크라이튼은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들 정도로 풍부한 전문지식을 동원하는 소설 장르(KnowledgeFiction)를 개척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작가다. 열네 살 때 「뉴욕 타임스」에 여행에 관한 기사를 써서 원고료를 받았을 만큼, 문학에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스스로 문학에 소질이 없다고 판단하여 하버드 대학 의과대학에 진학했는데, 학비를 벌 목적으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것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가명으로 싸구려 추리물을 썼으나 27살 때인 1969년 『안드로메다 스트레인 The AndromedaStrain』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당시로는 경이적인 5백만 부가 팔리면서 일약 유명작가가 되었다. 이어 『떠오르는 태양 RisingSun』『대열차강도 The Great Train Robbery』 『여행 Travels』 등이 연달아 크게 성공했으며, 1990년에 나온 『쥬라기공원 Jurassic Park』은 미국에서 1천만부가 넘게 팔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영화감독으로도 일가를 이뤄, <코마&&<대열차강도&& 등 6편의 영화를 직접 감독, 제작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1995년에는 이라는 TV 시리즈를 만들어 그 해에미상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컴퓨터에 심취해 <아마존&&이란 게임을 개발했으며, 젊은 시절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인류학을강의했다. 크라이튼은 신작을 낼 때마다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이야깃거리로 독자들을 만난다. 1973년부터는 명상에 심취했는데, 사람은 누구나어느 정도는 "사이키"한 면을 갖고 있으며 사회는 의사를 필요로 하는 것과 똑같이 미스터리 소설을 필요로 한다는 생각을 갖고있다.


■ 역자 신현승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2007년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육식의 종말』『해커, 디지털 시대의 장인』『시대와 리더십』『경영인의 눈으로 다시 읽는비즈니스 동화』 등이 있다.


■ 차례
머리말 

의과대학시절 
시체 해부 | 좋은 얘깃거리 | 정신 병동 | 의사를 유혹한 여자 | 보스턴 산부인과 병원에서 보낸 하루 |이투성이 환자 | 심장마비 | 의료 사고 | 의학을 포기하다 


여행 Ⅰ 
로스앤젤레스 | 방콕 | 보네르 섬 |코끼리의 공격 | 킬리만자로 | 아버지의 죽음 | 아일랜드 | 런던의 심령술사 | 발티스탄 | 상어 | 고릴라 | 장수거북 


여행 Ⅱ 
선인장의 가르침 | 자메이카 | 인간 불빛쇼| 그들 | 뉴기니 | 숟가락 구부리기 | 아우라 | 엔티티 | 직접경험 


옮긴이의 말 




도서요약

마이클 크라이튼의 여행


의과대학 시절

의학을 포기하다

의대 1학년 시절로 되돌아가 보면 쇠톱으로 두개골을 절개한 직후 의대를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학생처장인 로렌조 박사를 찾아가 의학이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좋아. 가서 톰 코먼을 만나보게. 그를 만나고 나서도 생각이 변치 않는다면 그때 관두게나."


이 무렵 대학을 자퇴하기 전에 정신과의사와 면담하는 것이 하버드 의과대학의 정책이었다. 닥터 코먼은 정신과 전문의였다. 그는 의대생들 사이에서 평판이 자자했다. 많은 학생들이 그를 만난 경험이 있었다.


"전 의대를 자퇴하고 싶습니다."

"이유가 뭔가?"

"그냥 싫습니다."

"그래서?"


그의 물음에 나는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나는 석 달 동안 의대에 다니면서 적응하려고 애썼지만 도무지 호감을 느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대에서 하는 공부와 경험은 물로 동기생들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의대와 관련된 그 무엇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라뇨?" 나는 설명을 부탁했다.

"자넨 왜 의대에 들어왔나?"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어떤 의미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지금껏 얼마나 많은 환자를 만나보았나?"

"거의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자넨 의대에 와서 하고자 했던 일을 하나도 못한 셈이군. 자넨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의대에 들어왔지만 하루 종일 강의실에 죽치고 앉아 있기만 했지, 그렇지 않나?"

"그렇습니다."

"자네가 의대를 싫어한다는 사실이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네. 자네 동기생들도 의대를 싫어하지. 하지만 그건 별 의미가 없네."

나는 내가 의대를 싫어하는 것에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의대에서 2학년까지의 과정은 자네가 되고 싶어하는 의사와 별 상관이 없네. 내 생각엔 임상에서 환자를 대하기 시작하는 내년까지 일단 기다려보는 것이 좋을 듯 싶네만."


나는 기다리기엔 너무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었다.


"좋네. 하지만 대학의 현실을 생각해 보라고. 학기 중간에 자퇴하는 건 현명한 처사가 아니네. 전공을 바꿔 대학원에 입학하려고 할 때 자네 기록에 흠집을 남길 테니 말야. 올해까지는 다닌 뒤 의대를 그만두는 편이 나을 걸세."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닥터 코먼의 조언을 듣고 나는 자퇴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1학년을 마친 후 의학에 다소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한 해 동안 더 의대에 다녀보기로 마음먹었다.


2학년이 되자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나는 닥터 코먼의 사무실로 다시 찾아갔다.


"학업을 그만두고 싶습니다."

"아직도 마음에 들지 않나?"

"싫습니다."

"무엇이 싫지?"

"수업이 싫습니다."


실제로 나는 수업이 싫었다. 유명한 의대인데도 교육의 질은 낯부끄러울 정도였다. 그 때문에 당시 의대생들은 반발하며 강의를 테이프로 녹음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한 학생이 강의마다 녹음한 테이프를 검토한 후 수업시간에 보려고 등사인쇄를 했다. 교직원들은 이를 수수방관했다. 자신들의 요구를 강하게 밀어붙인 학생들이 결국 뜻을 관철시켰다.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는 거의 즉흥적으로 이루어졌다. 강사들은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작년에 강의한 내용을 약간 손질하여 그대로 강의했다. 그나마 돈 포셋이나 버나드 데이비드 같은 몇몇 뛰어난 강사들이 있어 다수의 무능력한 강사들이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을 것이다.


"자넨 환자들을 만나고 있나?"

"네"

우리는 입문 과정의 임상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래, 어떤가?"

"마음에 듭니다."

"이제 두어 달만 지나면 자네가 싫어하는 수업도 끝날 걸세. 그러고 나면 환자만 상대하게 되지. 지금 당장 의대를 그만두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 잘 생각해보게."


나는 의대를 계속 다니기로 했다.


또다시 한 해가 훌쩍 지나갔다. 3학년이 되자 풀타임으로 교대 근무를 하면서 병원에서 살다시피했다. 그 무렵 나는 외과의사가 되든 정신과의사가 되든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석 달 동안 외과에서 교대 근무하면서 아주 넌더리가 나고 말았다. 나는 외과의사들의 실용주의를, 세상에 대한 그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경각심과 압력을 원했다. 또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것은 외과의사들과 내 관심사가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 뛰어난 외과의사라면 으레 담낭을 확인할 때마다 새롭고 흥미로운 특징을 발견하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이 담낭이나 저 담낭이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외과의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회의가 들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신과의사뿐이었다. 나는 치료사로서 불편함을 느꼈다. 나아가 많은 환자들을 상대하면서 정신과의사가 환자들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병원에 수용되어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정신과의사들이 그들을 위해 할 일은 별로 없어 보였다. 실효성 있는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한편 몸이 아픈 게 아니라 자기 탐닉에 빠진 부유한 환자들도 많았다. 정신과의사들은 그들에게 각별한 성의를 보이는 듯했다. 나는 그런 성의가 그들에게 과연 도움이 되는지 자신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외과의사와 정신과의사 모두에 환멸을 느꼈다.


나는 닥터 코먼에게 다시 돌아갔다.

"자넨 병원 교대 근무를 아직 다 마치지 않았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소아과나 정형외과 또는 내과가 자네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자네가 어떻게 알 수 있지?"

"절대로 제 마음에 드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러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네. 그걸 확인하는 것이 본인의 의무가 아닐까 싶네만?"


나는 닥터 코먼의 설득에 넘어가 다시 의대에 남았다.


결국 의대 4학년 과정 가운데 3년 반을 마친 후에야 비로소 의학이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닥터 코먼을 다시 찾아갔다. 학점을 모두 이수한 후 의대를 그만두겠다고 그에게 말했다. 닥터 코먼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결국 자네가 의대를 자퇴할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네. 자넨 지나치게 많은 환상을 품고 있어."



여행Ⅰ

방콕

내 생이 정체되어 있을 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방콕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그곳에 머물고 있던 친구 데이비스 파이크가 방콕 여행을 권했다. 나는 항공편을 예약한 후 친구에게 전보를 쳐서 내 방문을 알리고 방콕으로 출발했다. 첫 도착지는 홍콩이었다.


아마도 홍콩의 카이탁 공항만큼 야경이 아름다운 공항도 달리 없을 것이다. 산과 물과 빌딩의 다채로운 빛이 마치 빛나는 보석 한가운데로 비행하는 것처럼 환상적이었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벅찬 흥분을 느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특이한 냄새 -바닷물과 건어물과 꽉 들어찬 사람들로 뒤섞인 아시아 특유의 냄새들- 가 후각을 마구 공격했다. 나는 더욱 흥분했다. 시내를 관통하는 택시는 환하게 불을 밝힌 노점들을 지나쳤다. 사람들은 보도에 쪼그려 앉아서 일을 하고 있었다. 길거리의 이런 생활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이런 광경을 한 번도 구경한 적이 없었다.


페닌슐라 호텔에 도착한 다음날 아시아를 탐방할 마음의 준비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손에 가이드북을 들고 구룡 거리를 걸어서 지나간 후 스타페리를 타고 빅토리아 항으로 갔다. 나는 거리의 다양한 움직임을 즐기며 이리저리 배회했다. 그러다가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은 구경거리도 많고 현지인의 생활을 관찰하기도 안성맞춤이었다. 전에도 프랑스와 북아프리카의 시골 시장을 즐겨 구경했었다.


중앙시장은 노출된 2층 구조물로 외벽은 타일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곳에서는 시체 보관소 같은 악취가 풍겼다.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닭과 작은 짐승들을 도살하고 있었다. 인도에서 한 사내가 돼지 내장을 바깥으로 베어내고 있었다. 그러고는 주름잡힌 내장 안을 호스로 씻어냈다. 시장 구경을 하다보니 시차 때문에 피로가 밀려왔다. 나는 호텔로 돌아가 몇 시간 동안 눈을 붙였다. 그날 오후에는 택시를 타고 빅토리아 항 맞은편에 있는 애버딘 항에 갔다. 당시 애버딘에서는 몇 천 명이 생활하는 거대한 선상가옥이 볼 만한 구경거리였다. 나는 보트를 빌려 그곳을 여행했다. 선상의 다양한 삶을 엿보는 것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방콕에 도착해서 데이비스를 만났다. 그는 5년 동안 태국에서 살았다.

공항을 빠져나오는 동안 데이비스는 방콕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몇 가지 조언을 했다.

"자네가 태국에 머무는 동안 절대 어기지 말아야 할 규칙이 네 가지 있다네."

"첫째, 사원에 들어가면 절대 불상에 올라가지 말아야 해."

"알겠어."

"둘째, 항상 자네의 머리를 불상의 머리보다 낮춰야 해."

"알겠어."

"셋째, 태국 사람의 머리를 절대 만지지 말아야 해."

"알겠어."

"넷째, 바닥에서 자네 발을 들어올린 상태라면 그 발이 절대 태국 사람을 향하지 말아야 해. 아주 모욕적인 행동이니까."

"알겠어."

나는 그가 말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충고를 어기지 않고 태국 여행을 무난히 마칠 거라고 장담했다.

"쉽진 않을 텐데." 그가 미심쩍어 하며 말했다.

"모쪼록 네 가지 규칙을 모두 어기지 말았으면 하네."


데이비스의 집은 근사했다. 우아한 광택을 내는 경목으로 지은 집 뒤편에는 수영장이 딸린 아름다운 정원이 있었다. 나는 하인들을 소개받았다. 그들은 현관에서 내 신발을 치우고 나서 2층에 있는 침실로 나를 안내했다.


"참, 자네 방에 있는 불상은 다른 자리로 옮겨놓았어. 방 안에 있는 가구들 중에서 가장 높은 옷장 위에 올려놓았지. 하지만 자네라면 헷갈리는데, 아니, 자네가 서 있으면 불상보다 좀더 클 것 같아. 하인들에게 말해두어야겠는걸."

"무얼 말이야?"

"자네 키가 너무 크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라고 설명하면 그들도 납득할 거야 . 하지만 방 안에 있을 때는 몸을 굽혀 불상보다 키를 작게 하는 편이 좋을 걸세."


내 방은 1인용 침실이라 아무도 나를 보러 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혼자 몸이었다. 그런데 데이비스는 불상 때문에 몸을 굽혀야 한다고 말했다. 다소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마 하고 대답했다. 나는 데이비스가 농담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태국인은 성격이 태평했지만 종교만큼은 진지했다. 종교에 관한 한 그들은 외국인이라고 봐주는 법이 없었다.


이튿날 데이비스와 나는 방콕 거리를 따라 걸었다. 우리는 몇몇 어린 아이들을 지나쳤다. 우리 주위에 몰려든 아이들은 귀엽고 다정해 보였다. 나는 한 아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아이고, 이런."


데이비스가 탄식했다.


"불교신자들에게는 신체에서 가장 높은 부분인 머리가 신성하기 때문에 만져서는 안 된다는 믿음이 있어. 아이들은 어느 정도 여지가 있긴 하지만 어른의 머리는 절대 그런 식으로 만져선 안 되네. 내말 명심하게. 어른의 몸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는 잘못을 지적 당하고 명심하겠다고 대꾸했다.



여행 Ⅱ

아우라

세월이 흐른 뒤 나는 임신한 수녀나 간통한 사제들의 뒤얽힌 사연, 역사적 자료로서 구약과 신약의 복잡한 역사, 중동 유목 부족들의 문화인류학 등을 알게 되었다. 아울러 내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종교적 일화들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는 믿기 힘들었기 때문에 그림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감스럽게도 종교적 그림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주일학교 책 삽화에는 사람들이 모두 실내 가운 차림으로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그런 차림으로 걸어다니는 장면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박물관의 종교적 그림도 다소 구역질이 났다. 성인들은 화살에 꽂힌 채 피를 흘리며 하늘을 향해 미소짓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현대 화가들도 나를 구역질나게 한다. 샤갈의 떠도는 랍비들은 종교, 즉 뿌리채 뽑혀 소용돌이치며 속을 메스껍게 만드는 모든 것에 대한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떠도는 인간과 동물이 자신들이 처한 끔찍한 운명을 모른 채 어떻게 웃는 얼굴을 할 수 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서 회오리바람을 만난 사람들 같았다. 혼란스러웠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나는 종교적 믿음의 세계에서 한 발 물러섰다. 그리고 사람들의 머리 위에 나타나는 후광 같은 종교적 예술의 복잡 미묘한 것을 알려고 골머리를 썩이지 않았다.


후광은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되었다. 때로는 머리 위에 고리 형태로 묘사되었고, 때로는 머리에서 나오는 오렌지색 빛이 되었다. 그런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예수처럼 오직 한 사람만 후광을 가지고 있었고, 또 어떤 경우에는 그림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후광을 가지고 있었다.


또 다른 예로, 그림 속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일반인의 행동이라고 여겨지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즉 후광을 가리키며 "와우, 보라고. 머리 주위에 크고 노란 고리가 있네!"라고 소리치거나 하지 않았다. 그림 속의 다른 인물들은 후광을 무시하며 본체만체했다. 나아가 후광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예수 그림도 있었다. 어떤 화가들은 후광을 그렸고 어떤 화가들은 후광을 그리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근래로 올수록 후광을 그리는 화가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후광은 단지 예술의 한 가지 형식일 뿐이었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었다. 후광은 현실감이 없었다. 아마 과거 사람들은 그런 초자연적인 것을 믿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그렇지 않다. 노란 불빛이 머리에서 나오다니! 황당한 생각일 뿐이다.


매일 아침 6시, 우리는 젠 목사와 함께 한 시간 동안 명상했다. 그러고는 아침식사를 한 뒤 캐롤린의 아침 수업을 들었다. 점심식사 뒤에는 대다수가 산에서 하이킹을 하거나 낮잠을 잤다. 6시에 저녁을 먹은 뒤 저녁 수업이 있었다. 캐롤린의 친구 브로는 세미나 진행에 매우 익숙한 것 같았다. 첫날 저녁 수업이 끝난 뒤 캐롤린이 입을 열었다.


"밖으로 나갑시다."

10시경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떠 있었다.

"산을 보세요."

우리는 집 뒤편에 있는 해발 1,600미터 높이의 산을 보았다.

"뭐가 보이나요?"

산이 보였다.

"그 밖의 다른 것은 보이지 않나요?"

"어떤 것 말인가요?"

"어떤 움직임이나 불빛 같은 것 말이에요."

사막산과 달빛에 노출된 바위가 보였다.

"당신은 뭐가 보입니까?" 내가 물었다.

그녀는 웃었다.

"많은 것이 보이네요. 산의 엄청난 에너지도 보이고……."


나는 계속 보았지만 그 이상의 어떤 것도 볼 수 없었다. 바로 그때, 반딧불처럼 보이는 뭔가가 보였다. 아주 약하고 희미하며 하얀 불빛이었다.


"긴장을 풀어야 해요." 나는 이미 충분히 긴장을 풀었다고 생각했다. 산등성이를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오렌지색 연기 같은 게 날리는 것이 보였다. 눈길을 멈추자 그 연기도 사라졌다.


"오렌지색 연기 같은 걸 보았어요."

"다른 것은?"

"원래 그곳에서 오렌지색 연기 같은 것이 날리나요?"

"그건 에너지입니다. 다른 것은 보이지 않던가요?"

산허리를 따라 흰색 줄무늬 같은 것이 보였다.

"네. 전 그걸 뱀이라 부른답니다. 산등성이를 따라 있지 않나요? 캐롤린이 물었다.

"네. 그래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전 보통 세 가지를 본답니다. 하얀 빛, 폭발 그리고 뱀이죠."

"정말 그런 것이 있나요?" 나는 물었다.

"보지 못했나요?"

"글쎄요. 착시일 수도 있잖아요."

"어떤 종류의 착시 말인가요?"

"글쎄요. 달의 희미한 불빛 때문이거나 망막에 뭔가 있었을 수도 있고, 이런 불빛을 볼 거라고 상상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달이 없을 때 한 번 나가 보세요. 그래도 그것들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정말 그런 것이 있다는 건가요?"

"당신이 스스로 알게 될 거예요." 그녀는 몸을 돌려 뒤뜰에 있는 노간주나무들을 보았다.

"저기 저 나무들을 보세요."

가장자리에서는 청록색 불빛이 그리고 어떤 곳은 훨씬 더 강한 불빛이 나오는 듯했다.

"그게 바로 아우라예요."

캐롤린이 말했다.

"나무나 풀도 아우라를 가지고 있나요?"

"물론이죠."

"음. 그게 뭘 의미하죠?"

"알 수 없지만 존재한다는 거죠."


캐롤린은 자신이 만든 가설을 확신하지 않았으며 경험과 설명을 붙여 체계화하는 걸 꺼렸다. 그녀의 세미나에서 특이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그녀의 설명을 듣고 싶어했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원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원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원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도서 요약 서비스